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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맛집

[밀양/삼문동] 맛집 나봄

예전 밀양의 시가지는 영남루가 있는 내일동, 내이동 부근이였습니다. 어릴땐 항상 그쪽에서 모여 놀았는데 요즘은 신삼문동쪽으로 시가지가 옮겨졌습니다. 몇 년사이에 너무 변한 모습이 신기하고 어색합니다.

대학시절 방학을 맞아 밀양을 오면 늘 삼문동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고 근처식당에서 밥을 떼우곤 했습니다.

도서관 옆에 일본아주머니가 운영하시는 오꼬노미야끼집이 있었는데 친구들과 참 자주갔었습니다. 타코야끼와 오꼬노미야끼가 정말 저렴하고 맛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져서 아쉽습니다.

그 곳 말고는 지금이나 그 때나 밀양도서관 쪽에는 딱히 저렴하게 먹을 만한 식당이 없어, 어디에서 밥을 먹고 공부를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직장을 구하고 나서는 밀양도서관쪽으로 올 일이 거의 없었는데 친한친구가 괜찮은 밥집이 생겼다며 꼭가보자 추천했습니다.

위치는 밀양도서관 정문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보입니다.

원래는 아마 칼국수집이 있던 자리인 것 같은데 외관은 특별히 달라진게 없어 삼문동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입구만 봐도 어딘지 알 것 같습니다.

입구 옆 입간판에 메뉴가 적혀있어 지나가면서 혹하고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내부는 사진상으로 보이는 것보다 삼분의 일가량 더 큰데 저희가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않아 테이블이 다찼습니다. 일반테이블과 바형식의 테이블로 꽤 감각있는 인테리어입니다. 바 안쪽으로 오픈형 주방이 보입니다.

맛있는 메뉴가 너무 많습니다. 밥,안주 뿐만아니라 맥주까지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 유행하는 메뉴만으로 다양하고 알차게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전체적으로 저렴합니다. 요즘 왠만한 밥집 기본메뉴가 6천원도 넘어 7,8천원에 시작되는데 여기선 5천원에 먹을 수 있습니다.

안주류는 더 저렴합니다. 먹어보진 못해서 가격대비 양과 맛을 모르겠지만 연어사시미가 8천원인 곳은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주문한 식사류의 퀄리티를 봤을 때 안주류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주문한 오천원짜리 돈까스 덮밥입니다. 일단 비쥬얼이 합격점입니다. 보통 일식집에서 먹는 8천원짜리 돈까스 덮밥과 다를게 없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비빔밥, 볶음밥 같은 섞어먹는 메뉴는 남겨본적이 거의 없는데 이건 조금 남겼습니다. 한솥도시락류의 저렴한 밥집의 돈까스덮밥은 보통 소스가 적어서 싱겁고 양자체가 적은 편인데 나봄의 돈까스덮밥은 전체적인 간이 아주 잘 배겨있습니다.  

 

친구가 주문한 스테이크덮밥입니다. 보통 스테이크덮밥이 만이천원 언저리인것에 비하면 이것도 엄청 저렴한 가격입니다. 그런데 고기가 너무 얇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스테이크 덮밥의 스테이크는 살짝 덜익힌 두툼한 소고기겠지만 이 스테이크덮밥은 너무 얇아서 굽기조절이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맛은 있습니다. 비싼집에서 맛좋게 썰고 익힌 스테이크덮밥을 먹어도 고기가 너무 질겨 턱만아프다 온 기억이 숱하게 있는데 이 곳은 고기도 비교적 부드럽고 소스가 짭짤하게 잘 배겨져있습니다. 

 

타코야끼를 제가 너무 좋아해서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가쓰오부시를 아낌없이 올려주십니다. 8알정도인데 3천원입니다. 포장마차도 아니고 식당에서 정말 저렴한 가격입니다. 포장마차에서 파는 타코야끼보다 맛있을 거라 생각은 안했지만 밀가루맛이 많이나서 개인적으로 별로였습니다. 그래도 뷔페나 술집안주로 나오는 타코야끼보다는 훨씬 맛있었습니다.

 

밀양에서 사람많은 밥집을 찾기가 힘든데 중심가도 아닌 곳에서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격대비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이 맛있는 음식들이였고 거기에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지니 기분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앞이라 학생들이나 공시생들이 저렴하게 한끼 먹기도 좋습니다. 다음엔 맥주와 함께 다양한 안주도 꼭 먹어볼 생각입니다.